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디지털 자산 내재 가치가 없다”는 기존 기조를 반복했다. 해외는 비트코인 ETF 승인, 연금 투자 허용 등 제도권 편입에 속도를 내지만 한국은 여전히 보수적 입장이다. 업계는 투자자 보호와 산업 성장의 균형이 시급하다고 경고한다.

금융위의 기존 기조 반복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디지털자산은 내재적 가치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는 고승범·김주현 전 금융위원장의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금융위가 전통적 시각을 고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가격 변동성이 크고 화폐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며 전통 금융상품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시장과 괴리된 인식
시장에서는 희소성과 탈중앙성, 글로벌 유동성을 디지털자산의 새로운 가치 기반으로 본다.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돼 희소성을 갖추고, 중앙기관이 아닌 네트워크 합의로 운영된다. 글로벌 거래소에서의 높은 유동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가치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국의 인식이 2017년에 머물러 있다”며, 그 사이 국내 기업과 투자 기회가 해외로 빠져나간다고 비판했다.
해외는 가상자산 제도화 가속
미국은 이미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고, 8월에는 퇴직연금(401K) 투자까지 허용했다. 유럽은 미카(MiCA) 규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전반을 제도권에 편입했다. 일본 역시 지급결제법 개정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투기성”을 이유로 연금·퇴직계좌 투자 허용에 부정적 태도를 고수하며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와 산업 성장의 균형 과제
업계는 금융위가 투자자 보호에 치중하면서 산업 성장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경고한다. 국내 프로젝트들은 규제 불확실성 때문에 두바이,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로 본사를 이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국내 투자자 역차별과 글로벌 경쟁력 상실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이 후보자는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 금융산업 혁신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균형 있게 추진하겠다”며 “관련 법안 마련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투자자 보호와 산업 육성을 병행하는 실질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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